뇌를 둘러싼 강력한 빗장, BBB
동물의 혈관에 파란 잉크를 주사하면 온몸에 파란색이 퍼질까?
이런 궁금증은 이미 100년 전에도 있었고 당시 사람들은 ‘트리판 블루’라는 염색약을 혈관에 넣어 실험해 봤다.
예상대로 온몸에 파란색이 퍼졌다. 그런데 예외가 있었다. 뇌와 척수에는 파란색이 퍼지지 않은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모든 피는 심장의 좌심실에서 나와 온몸을 돌고 다시 심장의 우심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우심방의 피는 우심실을 거쳐 허파에서
가스 교환을 하고 다시 좌심방으로 들어간다. 사람에게 심장이 하나뿐이고, 피가 똑같다면 결론은 하나뿐이다. 뇌와 척수에 파란 염색약을 막아주는 장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를 ‘혈액-뇌 장벽’(Blood-Brain-Barrier, BBB)이라고 부른다. 뇌와 척수의 관문, BBB에 대해 알아보자.
혈액이 온몸을 도는 까닭은 세포에 산소, 양분, 호르몬과 같은 물질을 공급하고, 세포반응 과정에서 생긴 부산물을 폐기할 장소로 옮겨주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해서 혈관과 세포 사이에 무슨 연결파이프가 있는 건 아니다. 모세혈관을 이루고 있는
내피세포 사이에는 작은 틈이 있어 혈관과 세포 사이에 물질이 드나든다.
뇌는 우리 몸에서 산소와 양분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관이다. 심장에서